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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ings

퍼니호: 현악 사중주와 삼중주 전곡

브라이언 퍼니호 Brian Ferneyhough

현악 사중주를 위한 소나타들 (1967)
현악 사중주곡 제2번 (1980)
Adagissimo (1983)
현악 사중주곡 제3번 (1987)
현악 사중주와 소프라노를 위한 현악 사중주곡 제4번 (1989–90)
Streichtrio (1994)
현악 삼중주 (1995)
현악 사중주곡 제5번 (2006)
Dum transisset I–IV (2006)
Exordium (2008)
현악 사중주곡 제6번 (2010)

아르디티 사중주단
Claron McFadden 소프라노 (4번)

AECD 1335, 내지 해설

4번까지 Audivis-Montaigne에서 동 악단의 연주로 음반 두 장에 걸쳐서 나온 적이 있지만, 이미 오래 전에 절판되어 엄청난 가격의 중고 아닌 이상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둠이나 유튜브에서 들어보기만 하겠다면 모를까. 다행히도 아르디티 사중주단의 창단 40주년을 기념하여 몇달 전 이 3CD 세트가 발매됐으니, 그 음반들은 컬렉터가 아닌 이상 굳이 찾을 이유가 사라지게 됐음. 과거의 연주와 비교하고 싶은 분들도 있겠으나...

'소나타들'부터 가장 최근에 작곡된 6번까지 모두 퍼니호 특유의 섬세함과 장인정신이 뒷받침된 작품들이다. 마디마디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탓에 연주로 충실히 '재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근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그의 음악의 흥미로운 점.

1967년에 작곡된 '소나타들'부터 그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다른 작곡가들이었으면 생각 않고 넘어갈 소품들도 길이는 비록 짧을지 모르나, 독특한 텍스처가 표현된 매력 있는 작품들이므로 집중해서 감상해볼 만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멋졌던 곡은 4번. 현사와 소프라노라는 편성에서 쇤베르크의 현악 사중주 2번을 떠올리실텐데, 이 곡 또한 소프라노의 가창이 더해져 스펙터클을 연출해낸다. 6번은 2010년 도나우에슁엔 음악제에서 처음 들을 수 있었던 곡. 다함께 들어보니 이 중에서는 조금 약한 곡 아닌가 싶은.

예상하셨듯 결코 만만한 작품들이 아니다. 음악의 형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기 위한 반복 감상은 기본. 실내악 중에서도 음색이 가장 동질적인 현악 사중주라는 편성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짐.